천하는 리월항으로 모인다. 이 표현은 무역항으로서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다.
이국의 금은보화도 사람을 따라 리월항으로 모인다.
대륙 인근 해역의 지도를 자세히 보면, 그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수역의 해류와 암초, 그리고 풍향이 표시되어 있다.
이국의 서적에는 용감하게 개척하고 탐구한 자의 지식과 용기, 그리고 신앙이 모두 쓰여있다고 한다.
이 책의 표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다:
「해풍을 사랑하고 해류를 사랑해라. 바람과 물이 배를 목적지까지 데려다주기 때문이니」
「해풍을 경외하고 해류를 경외하라. 족쇄 풀린 바람과 물은 강철 또한 찢어버리기 때문이니」
바다의 성질을 파악하기 위해선 그녀의 모든 암초와 계절풍, 그리고 고래가 모이는 해역을 탐험해야 한다.
무수히 많은 뱃사공들은 이 모든 걸 마치 연인의 피부와 머릿결을 묘사하는 것처럼 누런빛을 띄는 종이에 기록했다.
이국에서 베테랑 수병들은 바다를 연인으로 삼아 「그녀」라고 부른다.
어쩌면 바다의 변덕스러움과 넓은 포용력 때문일 지도, 또 어쩌면 여정을 떠나는 낭만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 지도.
하지만 이 그림책은 바다처럼 정해진 주인 없이 수병처럼 꿈과 낭만을 품은 채 세계 각지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