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의 물건으로 만들었다는 장병기
홀로 외롭게 충성을 바치다 박명한 사람들 사이에서 전전하며
수많은 전투의 전말과 괴이한 것들의 피와 살을 보았다
전설에 따르면, 악한 것들을 퇴치하는 자가 모래 심연의 입구로 가서
그곳 깊이 들어가 물빛의 불길한 수정석을 구해온 뒤
사람을 불러 병기로 만들어 「식재(息災)」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나중에 재앙이 몰려온다 해도, 이것으로 평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뚝 솟은 바위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헛된 소문을 잘 믿지 않았다
그러나 계약도 희생도 없었으니, 받아도 손해는 없었다
요물의 기세가 층암까지 걸려 진사처럼 붉은 대지가 검게 물들 때
천암의 군대가 칠흑의 군세와 맞섰고, 무리를 벗어난 기병은 죽음을 맞이했다
해 질 무렵 어두운 하늘의 차가운 별처럼, 식재는 소용돌이의 중심에서 반짝였다…
어스레한 노을빛이 먹구름을 몰아낼 때, 더러운 흙은 마침내 깊숙한 곳에 잠겨버렸고
식재는 자신을 휘두른 야차와 함께 그 속으로 사라져 적막 속으로 돌아갔다
그 후 이 장창을 휘두른 사람의 대다수는 비슷한 운명을 맞이했다
나라의 명을 받지 않고도 적을 무찌르고, 맹세를 하지 않고도 백성을 지킨 자는
아마 이러한 운명에도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이 장창을 마음에 들어해 빌려가서
물에 침식된 적막한 동굴에서 지기지우의 사이가 틀어지는 것을 봤다는 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