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기억 속의 푸른 들판
한때 대지 곳곳에서 무성하게 자라던 흰 야생화들은시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싱그러운 꽃향기를 풍기고 있다.사냥감이 대지를 횡행하던 과거, 이땐 재앙의 마물이 아직 탄생하기 전이었다.사냥꾼은 지금은 이름 모를 야생화로 자신의 냄새를 가렸었다.옛사람들의 전설에 의하면 말없이 온화한 외로운 사냥꾼을 찾고자 한다면은은한 야생화 향기를 따라 눈을 감은 채 맨발로 숲과 들판을 걸어가라고 했다.사냥꾼처럼 움직여야 낙엽을 밟아 사냥꾼이 눈치를 채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다른 전설에 의하면 마지막으로 사냥꾼을 찾은 건 한 소년이었는데,이 땐 고대 국가의 재앙이 금방 시작됐던 터라 백성들이 도탄에 빠진 상태였다고 한다.
청록색 사냥꾼의 모자
피 한 방울 묻은 적이 없던 사냥꾼 모자는소문 속의 무관의 사냥꾼 제왕이 소유하던 것이다.사냥꾼의 법도는 대지와 숲을 적으로 삼지 않고자연에 존재하는 가지와 잎이 되는 것이다.과거 새들이 이 사냥꾼 모자에 둥지를 틀었던 적이 있다고 한다.그 누구도 이 뛰어난 사냥꾼에게 벼슬을 내릴 수 없었다.오직 자연만이 그녀보다 높았기 때문이다.후에 이 사냥꾼 모자의 푸른 색상은 재난 속에서마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청록색 사냥꾼의 그릇
매우 튼튼하고 강한 밀봉성을 지니고 있는 그릇이다.과거 전설 속의 사냥꾼이 모닥불 근처의 속삭임을 여기에 담았다고 한다.사냥꾼은 우연히 깊은 밤 들판에서 다른 사람의 냄새를 맡게 되었다.늑대 무리와 마물에도 꿈쩍하지 않던 그녀도모닥불 옆에서 그들과 대화를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때 사냥꾼은 이미 인간 언어의 발음을 잊어 버린 상태였다.먼 훗날 그녀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아 푸른 마물 사냥꾼이 되었지만그녀가 발자국을 남기지 않듯이 그녀가 말하는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날 밤, 그녀는 자신이 들은 담소 소리를 자신의 물주머니에 담았다.수년 동안 적막함을 느낄 때면 그녀는 안에 담긴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사냥꾼의 푸른 화살깃
이 반질반질한 맹금류의 깃털은 화살 깃을 만드는데 쓰이는 좋은 재료다.과거 사냥꾼은 화살에 관통당한 사냥감을 수없이 위로하였다.그들의 생명이 조용히 대지로 돌아갈 때까지 말이다.사냥감들이 가는 그곳을 그녀도 언젠가 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녀는 온화한 사냥꾼은 삶의 끝에서 현실에서 깨어나드넓은 사냥터에서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한자리에 모일 것이라고 믿는다.그리고 그녀는 화살로 소년을 쫓던 마물을 관통하여 죽인 후그의 부탁을 듣고 생존과 자연을 위한 목적이 아닌복수와 고통을 목적으로 마물을 사냥한 뒤자신은 이미 그 삶의 끝자락에 있는 드넓은 사냥터를 잃었다고 믿었다.
청록색 사냥꾼의 확신
방향과 위치를 알려주는 구조가 특이한 작은 장치.전설에 따르면, 사냥꾼이 맨발로 들판을 조용히 걸으면나무에 있는 참새가 본 것과 진흙에 파묻힌 나무뿌리가 들은 것을발가락 사이의 푸른 풀들과 축축한 진흙이 그녀에게 알려준다고 한다.하지만 고대 나라에 재앙이 찾아들고부터 초목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초목을 관장하던 신도 재앙 속에서 같이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이다.그 뒤부터 그녀는 이 작은 장치를 가지고 돌아다니며 사냥을 했다.소년의 부탁을 받고부터 사냥감은 더 이상 들짐승과 날짐승이 아닌고대 국가에 재난과 고통을 불러온 마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