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의 색과 형상을 가진 물은, 날카로운 검과 훌륭한 활을 만들 수 있다.
세상 만물 중 가장 부드러우면서도 가장 강인한 것이 바로 물이다.
수많은 병기 중 이 활에는 물을 부리는 신비한 능력이 깃들어 있다.
「오염된 모든 물질을 감싸고 더러움을 씻어내도 자신의 순수함을 유지할 수 있다.」
「본성을 유지하면서도 무한한 형상과 생명을 모방할 수 있다.」
「수없이 촘촘한 물결로 나뉠 수도, 파도를 일으켜 엄청난 힘을 낼 수도 있다.」
「그 투명한 푸른빛 속에는 수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는 곧 물의 신비함이다. 아무리 똑똑해도 무한한 변화를 간파할 순 없다.」
군옥각의 귀인을 위해 일하기 전, 나는 나이 든 선배의 가르침을 들은 적이 있다.
암초와 비바람이 난무하는 권모술수의 바다에는 난파선이 널려있다.
드넓은 야심을 간직한 자와 강대한 재력을 지닌 자는 순풍에 돛을 달고 먼 곳으로 항해하여,
도처에 도사리는 약탈과 악의를 피해, 역류하는 물결을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그러나 내게는 큰 인물이 될 의지와 무료함을 견딜 인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찻집에서 차를 즐기며 육면 주사위를 던져서 나오는 세상의 천변만화를 즐길 뿐이다.」
「과거에 밤을 틈타 도적의 근거지에 잠입한 적도, 타국 강적의 음모를 파헤친 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출세를 위한 것이 아닌, 단지 물의 근원을 찾기 위함이었다.」
근원의 순수함을 지키기 위해, 물의 부드러운 의지를 무기로 삼아 활로 만들었다.
푸른 만월 아래 음모와 비밀 속에서 유유히 대처하는 것, 이것이 바로 물의 지혜이니라.